작년부터 '다노'(다이어트 노트의 줄임말 / http://blog.naver.com/dagymdieting) 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다이어트 정보를 받아 보고 있었다. 
'다노'는 다른 다이어트 어플과 달리 UI와 UX가 깔끔하고 회원 수도 많아서 다른 사람들의 운동 행태를 심심할 때마다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영혼없이 운동 동영상만 난무하는 기타 서비스와는 다르게 동영상마다 주의해야 할 부위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다노엔젤'로 명명되는 현역 트레이너들이 코멘트를 달아 줘서 훨씬 신뢰가 갔다. 
그 덕분에 심심하면 새 서비스를 받았다가 지우는 내 핸드폰에서 약 2년을 버틸 수 있었던 서비스다. 지금도 홈 트레이닝을 할 때는 '다노'에 나오는 동영상에 대부분 의지하는 편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자면
보통의 스타트업이 그렇듯이, 근 2년 동안을 수익 모델 없이 회원 수 증가와 콘텐츠 확보에만 집중하던 마이다노에서 홈 트레이닝을 중점으로 하는 '밀착형 관리 프로그램'인 마이다노를 출시했다(작년이던가) 마이다노의 첫 번째 모델은 트레이너가 직접 자택으로 방문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달 정도 시행하다가 1) 서울/경기도 지역만 가능하다는 점 2) 자택으로 낯선 이를 부른다는 점 3)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가 많았다는 점(PT, 다이어트 도시락 등) 때문에 원격 홈 트레이닝으로 서비스를 선회했다. 이 서비스가 내가 받았던 '마이다노'다.

운동 방법 몰라서 못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누구는 새천년 국민체조로도 살을 뺐다는데,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고 그걸 코칭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소위 말하는 관리의 개념인데, 내가 나를 관리하지 못하니 나보다 전문가인 다른 사람에게 내 건강 관리를 맡기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것 때문에 헬스장에서는 1회에 5~10만원씩 하는 P.T.를 받는 거니까.
다만 내가 마이다노를 시작하기 전에 망설였던 이유는
1) 가격이 너무 비싸다(99,000원)
2) 원격으로 관리를 받는 것이 얼마나 나에게 자극이 될 것인가
3) 운동 수행 여부를 조작할 수 있는데(동영상 플레이 버튼을 눌러놓고 딴 짓해도 아무도 모름) 내가 과연 (정직하게) 할까?
위 세 가지이다.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봤다는게 정확한 표현이다. 결과적으로 1)의 비싼 가격 때문에 운동 버튼을 누르고 딴 짓하는 객기는 부리지 않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내돈 내고 내가 선택한 서비스인데 안 하면 나만 손해지 않나?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지만, 마이다노에 대한 자세한 후기가 없는 것 같아서 A 부터 Z 까지 상세한 내용을 리뷰한다.
참고로, 나는 이 때는 주 2회씩 PT를 받고 있었고, 마이다노의 중간시점까지는 PT와 마이다노를 병행했다.

내가 했던 프로그램은 '직장인 생활개선 프로그램'이다. 

▶ 직장인 생활 개선 프로그램 소개 화면


그냥 설명만 봐서는 내가 뭘 헤야 하는 건지 감이 확! 안오지 않나?

뭔가 미션이 있는 것 같은데 미션은 둘째 치고 인지행동변화훈련 이라니…뭐지…

일단 나를 던져 본다.


1. 식단 관리

식사는 뭘 먹어라…하고 가이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은 모든 것을 인증한다. 

물을 먹은 것도 인증하게 되어 있는데, 물병을 들고 찍는 식으로 사진을 업로드 하면 된다. 

마이다노를 진행하다 보면 내가 먹은 모든 것의 사진이 사진첩을 가득 채우게 되는데, 이걸 다시 돌아보는 기분이 참 이상하다.어지간히도 먹었다…는 느낌?


▶ 식사일기 화면

2번 화면에 사진을 찍어서 1번처럼 올리면, 일 단위로 나오는 노트에는 3번처럼 표시가 된다. 

한번은 부페를 간 적이 있는데, 각 접시별로 찍어서 추가 노트에 붙여 넣었더랬지.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먹는 것을 찍어서 올리는 것만으로도 식사를 자제하게 된다. 

이미 뱃 속으로 들어간 음식들이 새삼 떠오르는 느낌.


▶ 식사 일기을 쓰고 난 후 나의 사진첩…다시 돌아보니 참 부끄럽다.



2. 코치 상담소 (다노 언니와의 챗팅)

마이다노에는 다노 언니라는 코치들이 있다(이 '언니'라는 단어에서 마이다노가 얼마나 여성 중심적인지 알 수 있다) 전문 코치라고 하기에는 약간 모자랄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코치 개개인의 경력과 자격증명이 오픈되지 않는다. 다노 코치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아 집작컨데 기본적으로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력 오픈이 안되니 알 길이 없다. 

나도 처음에는 이 점 때문에 '비 전문가일지 모르는 사람을 믿어도 될까?'하는 의심이 있었는데. 한 달이 지나고 난 뒤에 보면, 코치들은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지칠 때 격려 해 주는 것은 물론, 인터넷에 떠다니는 동영상의 효능과 방법을 물어 봤을 때 지도를 해 주기도 하고, 푸쉬업을 올바른 자세…같은 말로는 설명이 어려운 질문을 했을 때는 해답이 담긴 동영상 링크 등으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인데..코치들은 운동 미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내가 만약 금요일마다 스트레칭을 추가로 넣어주세요! 하면 추가 해 주고, 허리를 다쳐서 허리 운동은 빼 주세요! 하면 빼 준다. 

여기서 나만의 트레이너라는 느낌이 강해지고 신뢰가 쌓인다.


단점이라면,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켜 보니 한 명의 코치가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전담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프로그램을 복수로 관리하는 느낌이었다. 프로그램 하나에 정원이 50명이니 2개 프로그램만 해도 100명을 관리하는 셈인데 바로 회신을 주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당장 야식의 유혹에 흔들리고 있는 긴박한! 순간에는 느린 회신이 야속하기만 하다. 계속해서 트레이너를 뽑는 것 같은데, 인력을 충원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나보다.


 다노 언니와 나의 꽁냥꽁냥



3. 생활 습관 개선

사실 운동 미션 다음으로 귀찮은게 생활 습관 미션이다. 족욕하기, 운동화 신고 뛰기, 채소 먹기 등을 미션으로 주고 인증샷을 찍어야 하는데 당장 그 날 회식이 있거나 일이 있으면 실패 할 수 밖에 없다. 실패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당하면 미션을 수행하게 만들어 주지만 너무 심하면 미션을 포기해 버릴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채소를 사지 못하는 날에는 내일 살 채소 목록을 노트에 적으면 그걸로 대체를 해 주기도 하니 미리 포기하지 말고 코치에게 당일 일정을 말 해서 조절 하면 더 좋다.


▶ 생활습관 개선 미션들


4. 운동 미션(두둥!)

마이다노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운동미션 되시겠다. 

어떻게 매일매일 운동을 할 수가 있지? 정말 이게 미션? 참 트루? 하고 지레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할 만 했다. 

대부분의 운동이 30분을 넘지 않았고, 영혼을 놓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 다음 시키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마이다노를 신청할 때 운동 레벨을 정할 수 있는데, 나는 '상'으로 하고 미련하게 계속 따라 했다. 설명을 보니 중간에 레벨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한다. 운동하다가 정 힘들면 레벨을 바꾸면 된다. 


사실 PT와 비교하면 한참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PT 1회 가격으로 1달을 운동하면서 할 말은 아니지만, 내가 제대로 자극점을 자극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운동 끝나고 다노 언니한테 따로 물어봐서 궁금증을 해소하곤 했다. 


그 날의 운동을 매일 자정에 시작해서 다음날 자정까지 48시간동안 수행하면 된다. 

하루를 건너띄니 계속 밀려서 주말에 허겁지겁 마무리 하기도 하고, 정 시간이 없는 날은 새벽 1시나 새벽 5시에 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독하게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건 럭키 보상 때문이었는데, 7일, 2주, 4주를 연속으로 미션 ALL-CLEAR 하면 다노샵(http://www.danoshop.net)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준다. 나는 총 2.5만원? 의 쿠폰을 받아서 결국 3만원 조금 넘게 쇼핑을 했는데, 상품의 종류도 많고 다른데보다 비싸지도 않아서 애용하고 있다. 


운동 미션만 따로 WEB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핸드폰의 작은 화면이 불편한 사람들은 태블릿이나 노트북으로도 볼 수 있다. 당월 프로그램 수강생 여부는 신청할 때 생성한 ID로 구분한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운동미션은 복습이 가능해서, 지금도 가끔 운동 미션을 복습한다.


4. 총정리

1) 99,000원을 내고 쿠폰을 25,000원 받았다. 

2) 몸무게 0.3Kg 감소, 허리둘레는 3Cm 감소. 사실 이 수치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밥 먹기 전과 후 정도의 차이랄까.

3) 엉덩이 둘레 3Cm 감소, 허벅지 둘레 2Cm 감소. 이게 대단한데..밥 먹었다고 엉덩이랑 허벅지에 직접 영향이 오지는 않지 않나. 기분이 좋았다.


좋았던 점 : 

1) 생활 습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 

2) 미션을 연속으로 클리어 하면 주는 쿠폰 보상이 생각보다 큰 자극제가 된다. - 연속 성공의 특성한 하루라도 안 하게 되면 그 뒤로도 계속 포기하고 에라 모르겠다..모드가 되기 쉬운데, 이건 다노언니에게 사정을 말 해서 오늘 못한 운동을 내일로 겹친다던지..하는 식으로 보완 가능하다. 다노언니가 나의 미션 성공을 도와 준다는 느낌

3) 매일 운동하는게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4) 비포-애프터 사진으로 나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부끄러워서 리뷰는 안했지만, 매 주 월요일 아침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몸무게, 허리, 엉덩이, 허벅지 둘레를 잰다. 나는 매주 내 방 거울 앞에서 인증)

5) 내 몸과 생활에 관심이 많이 생긴다.


아쉬웠던 점 : 

1) 나와 같은 프로그램을 듣는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이 있었으면 더 자극적이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은 오늘 저염식단으로 퍼펙트하게 먹었는데 나는 회식 ㅠ 이런 상황이라면 저절로 음식을 자제하게 되지 않을까

2) WEB버전의 빈번한 오류 - 운동미션을 수행하는중에 시간이 누적으로 카운팅되거나 0으로 리셋되는 현상 발살(아오!)

3) 비싼 가격 - 너무 비싸다 너무너무…

4) 다노 언니 개인의 특/장점을 살린 밀착 관리 - 워킹맘 다노 언니, 20키로 감량한 언니, 전문 트레이너 언니 등 각자의 특색을 살려서 언니들을 브랜드화 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5) 다노챗의 빠른 회신


총평

난 적어도 5월 한 달은 매일 운동했어!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 

미션을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을 사람에게도 추천

내가 한달동안 뭘 어떻게 처먹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나와 내 식욕이 서로 폭력을 휘두르는 관계에 있는 사람은 추천

한 달 빡세게 운동해서 살 완전 많이 뺄꺼야! 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

어느 정도 운동 능력과 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추천

충분히 건전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비추천



▶ 일일 미션 화면과 한달 완료 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