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내 발을 따뜻하게 해 주고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게 해 줄 사람

내가 읽어 주는 시와 짧은 글들을 들어 줄 사람

내 숨결을 냄새 맡고, 내게 얘기 해 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나를 두 팔로 껴안고 이불을 잡아당겨 줄 사람

등을 문질러 주고 얼굴에 입맞춰 줄 사람

잘 자라는 인사와 잘 잤느냐는 인사를 나눌 사람

아침에 내 꿈에 대해 묻고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해 줄 사람

내 이마를 만지고 내 다리를 휘감아 줄 사람

편안한 잠 끝에 나를 깨워 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사람


생일선물로 받은 잠언시집을 펴자마자 나온 시. 

시라고 하기도 어려운 시일 것이다. 왜냐면 시인이 쓴 것이 아니니까. 

그냥 굴러다니던 글, 혹은 어딘가의 벽에 써 있던 글을 누가 옮겨다가 적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난 이 글이 좋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에게 편안한 잠을 주는 사람이라는

귀여울 만큼 소박하면서 간절한 바람

사랑이란 아마도 이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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