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아무도 이 명제에 대해서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참인 명제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 아픈데 하나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던지, 
아님 나이 들어 추한 모습 보이기 전에 죽고 싶다던지
각자 개인적인 소망들을 넣어서 각자의 죽음을 상상한다. 

이 영화는 자신의 죽음을 만들어간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자신이 어떻게 죽고 싶은지, 죽음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준비했다. 
물론 아팠겠지만(그 아픈 정도가 어떤 것인지 짐작이 안간다. 걷기만 해도 숨이 차는 느낌이라니)
영화에서는 짜증을 부리거나 우는 모습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나온 모습이라고는 약 기운에 취해 힘없는 모습이나, 오랜 세월 그를 웃게해준 유머감각을 발휘할 때였다. 
손녀 하인 노릇해 주는 것을 즐기는 할아버지라니.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할아버지가 누워 있는 병실에 온 가족이 다 모인 순간이 있었다. 
부인과 세 자녀, 큰 아들의 세 아이까지 전부 다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서
각자 남편과 이야기를 하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등 볼일을 보는 사이로 미치는 햇살.
그러다가 갑자기 누군가가 환하게 웃었고
그 웃음이 전염되어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햇살 비치는 창가에서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누워 있는 그 장면

"모두가 웃으니 여기가 천국같구나"

부러워라.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할아버지

2. 
홈 비디오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나 초등학교 다닐 때 까지만 해도 홈 비디오를 주제로 한 TV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다 어디로 가버린걸까. 
오히려 지금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쉽게 영상/사진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는데 말이다.
나도 지금부터라도 소중한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
사진보다는 영상이 내 취향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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