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나를 설레가 하는 단 하나의 단어

여기 바다에 미친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내가 태어난 1988년에 개봉한 그랑블루는, 
아주 어렸을 때 TV에서 아주 잠깐..내가 정말로 봤는지 아닌지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잠깐 보았다. 
아니 아마 나는 영화는 본적도 없이 포스터나, 아니면 영화 중간에 나오는 명장면을 편집한 것만 보고서 영화를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든 명화가 그렇듯이 

168분의 러닝타임동안 적어도 50분은 나왔을 것 같은 잠수 장면은 한꺼번에 많은 감정을 준다. 



1. 
바다 속에 있을 때의 적막함. 
달팽이관을 울리는 막막한 소리
공기가 없는 곳에서 느끼는 이질감, 중력이 없는 편안함
낯선 나라에 아무 허락도 받지 않고 들어간 듯한 긴장감
내 등과 발가락까지 전부 채우고 있는 물의 느낌은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게 나를 온전히 노출시키는 느낌이다. 
그 오싹함과 편안함의 공존.


2. 
더 깊은 바다에는 대체 무엇이 있길래 목숨을 걸면서 내려가고 싶어 했던 걸까. 
[그랑블루]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만화 [글로코스]에서도 한결같이 
'아래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고 말을 한다. 

3. 
땅에 서 있을 때는 8살 꼬마의 키 정도밖에 안 되는 1m를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 
내 허리까지 밖에 오지 않는 그 아래에는 대체 무엇이 있는 걸까.

4.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여주인공은 정말 딱하다.
[글로코스]에서도 그랬는데...그래도 만화에서는 임신한 여자가 바다에 배를 담그면서 어디로 갔는지 모를 아빠와 아이를 이어 주려는 노력을 했는데, 영화에서는...
하기사 다이버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그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5. 
남자 배우의 눈빛은 정말 일품이다.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물결 치는 듯한 눈동자
(파란색일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갈색 아니면 초록색이다.)
여주인공의 눈동자도 정말 예뻤다. 
다 순수한 사람들이어서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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