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마지막 강동 벼룩시장에 출전! 했다.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병…에 걸린 당일 9시까지 가야 하는데 7시에 일어나서 느즈막히 씻고, 밥까지 먹고 집에 있는 잡동사니 몇 개를 챙겼다. 

가져간 물건이 남으면 그대로 들고 와야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무거운 책은 제외하고 가벼운 물건 위주로 챙겼다. 


그렇게 챙기다 보니 대부분 아래 세 종류로 나뉘는 것 같다. 

1. 화장품(세일에 혹해서 샀는데 생각보다 나한테 안 어울렸거나, 프로모션으로 받앗거나, 오래 되었거나)

2. 악세서리(예뻐서 샀는데 나한테 안 어울리는 모자, 귀여워서 샀는데 내가 늙어버리는 바람에 할 수 없는 목도리)

3. 위탁품목 (키무리한테 위탁받은 물건들..대부분 키물이 안 쓰는 것들인데 그 수가 엄청 많다..)


나름 출전품을 갖추고…벼룩시장으로 ㄱㄱ

어른이 되고 나서 처음 가는 벼룩시장인 것 같다. 

아마 물건을 팔러 가는건 20년 만인지도..그동안 명동입구나 홍대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 손님으로 간 적은 있어도 장사하러 간 적은 없었는데

손님들 잔돈 바꿔주려고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도 무더기로 챙겼다.






행사 중간에 마술쇼도 시원하게 한번 해 주시고..




내 나이 또래의 판매자였는데, 한번도 안 뜯은 장난감 같은걸 팔았다. 

포장도 안 뜯을 정도로 아꼈다는 얘기인데…뭔가 안타까웠다



사람이 바글바글

올해 마지막으로 하는 벼룩시장(2014년 10월 25일)이라 그런지 이전보다 참가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워 잘팔린다.(우리 가게 :)




여보 우리 아기옷은 여기서 해결해요(방긋)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들 경제 교육에도 무진장 좋다. 

의외로 내가 가져온 노란식 메니큐어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는 특별 할인가를 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애들 아니면 누가 노란색 메니큐어를…)




못사서 아쉬워요 1. 

빅뱅 씨디라니…팬심의 종착역은 벼룩시장인가



못사서 아쉬워요 2.

나무로 만든 인형등. 막상 산다고 해도 놓을 데가 없기는 한데 이런건 새 물건으로 사기에는 너무 비싸서 중고로 사는게 제격이다. 

작은거 하나쯤 살까 했는데 내 바로 앞에 오신 아주머니가 박스채로 사가시더라.

나중에 보니 장사가 잘 되었던지 판매하시던 분도 1시간도 안 되어서 물건을 다 접음




못 사서 아쉬워요 3. 

영어공부 해야 하는데…




못사서 아쉬워요 4. 

공룡은 항상 옳다!


두 시간 일하고 3만원 정도 벌었다. 

나도 많이 샀는데

목걸이, 허리 벨트 3개, 구두 1개, 아이보리색 토끼털 패딩으로 총 6만원…정도 쓴 것 같다.(허허)


다음 벼룩시장은 내년 5월에 열린다는데

그 때는 제대로 가격표 같은 것도 만들어서 많이 팔아야지


오랜만에 순수한 노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재미있었다


벼룩시장 깨알 tip. 

1. 팔다보면 심심하니까 과자나 음료수는 필수.

2. 나한테 주어진 자리는 돗자리 하나 정도다. 따라서 빠른 회전률이 필수.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특이한 물건은 앞에다 놓자(기타, 꽃분홍 니트 등)

3. 무조건 빨리 가야 빨리 팔린다. 9시 30분에 시작이라면 9시부터는 가서 자리를 잡고 있도록! 같은 물건이라도 경쟁자가 적으면 잘 팔리는 법이다. 

4. 부르는 게 값이고 깎는게 값이다. 손님과의 밀당은 필수

5. 쑥쑥 성장하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벼룩시장이 보물시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렴하고 깨끗한 아이 옷이 참 많다. 

6. 옷이 많다면 옷걸이를, 작은 물건이 많다면 탁자를 가지고 와서 사람들 눈에 잘 띄게 하자. 

7. 젊은 사람들이 있는 가게에는 뭔가 재밌는 것들이 많다. 아직 취향이 자리 잡지 않는 나이대(20대 초반)에 산 깨끗한 물건들을 파는 경우가 많으니 우선 둘러볼 것


장사하면서 바라본 장터.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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