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심플
국내도서
저자 : 켄 시걸(Ken Segall) / 김광수역
출판 : 문학동네 201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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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한 잡스의 무용담을 재탕하는 책이 아닐까 싶어 처음에는 읽을 생각이 없었다. 
책에 눈이 가게 된건, 내 주변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내 동기님이 추천했기 때문.
추천자에 대한 신뢰로 읽기 시작했는데 쉽게 쓰여 있어서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책의 저자는 잡스 본인은 아니고(당연히) 잡스와 오랜 기간동안 같이 일한 광고 제작자다. 
파트너사 직원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덕분인지 델, MS 같은 동종 업종의 다른 회사와 애플을 비교한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또한 이제는 거의 신격화된 잡스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그의 모든 행동을 신격화 하지도 않았고, 
그는 일부분은 나빴지만 그 나쁜 행동은 다음에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라는 식의 입사 지원자의 단점을 적는 것처럼 쓰지도 않았다.

이 책을 잡스라는 개인에 집중하지 않고 그의 경영철학과, 그 경영철학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보면 얻을 것이 많다. 

친절하게도 맨 마지막 작가의 마무리에는 이 책에 나온 챕터를 한 문단씩 요약한 글이 있으니 시간이 없는 사람은 책방에서 맨 뒷장만 봐도 좋을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슬펐던건, 여기서 언급한 나쁜 사례들이 내가 속한 조직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리더에게 보고하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고, 회의에는 적정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여 여러명이 앉아 있으며, 단기 이익만 쫒고, 우리의 가장 큰 목표가 무엇인지 제시하는 사람이 없다.
가장 최근에는 한 달동안 TF로 작업을 하면서 한 번도 TF장을 만나지 못하고 중간 관리자를 통해 보고를 했던 적이 있다. 
당연한 결과지만 TF는 아무 성과도 없이 종료했으며 7명의 인원들이 한 달 동안 '놀았다' 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TF가 하던 과제는 그대로 다른 팀으로 넘어갔다. 

그러면서도 비용을 줄이고 최대 효율을 내라고 압박하는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하는 걸까?

아래는 내가 책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부분을 발췌했다.

1.
심플함은 전부 아니면 전무를 의미한다.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심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함의 함정은 무시무시해서 심플함으로 가는데에는 많은 장애요인들이 있다. 신기술을 자랑하고 싶다는 욕심, 각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의견, 경쟁자의 동향 등. 

2.
단순함은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양식처럼 뼈 속 깊은 곳에 박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겪으로고 하지 않고 단순함을 지금 당장 요구할 때에 모든 비극이 일어난다. 

3.
애플에서 전문가의 충고는 의사결정을 돕는 조언일 뿐이다. 법원의 명령이 아니고 신의 법칙도 아니다. 더 큰 목표와 아익을 위해서 이 조언을 어떻게 이용할지 정하는 것은 경영자의 몫일 뿐이다. 

4.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현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여기서 현재 수준이란, 유명인사의 연설를 광고에 넣고 싶으면 국가수석에게 부탁해서라도 그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승부는 복잡함을 의미하고, 그러기에 타협은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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