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귀하다,

너도 나를 귀하게 여기잖니

너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인생을 살아간다고 했다. 

성인이 돼서 삶의 무게를 느껴보지 않는 사람이 대체 있기나 할까. 딱히 누가 나를 괴롭히지 않아도 삶은 그 자체로 나한테 무게를 준다. 마치 중력처럼.


지난 1년은 삶의 무게를 많이 느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참 많이 애썼구나 생각이 들어 내가 안쓰럽다. 행복을 얻으려고 왜 그렇게 애썼나. 왜 말뿐인 약속을 덜컥 믿고 마음을 주었나. 나를 속이고 나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과 같이 있었나. 좀 더 지혜롭고 이성적이지 못했던 나한테 화가 난 적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그냥 아주 늙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더 이상 인생에 새로운 일들일랑 일어나지 않는 나이로.

새로운 일도, 새로운 사람도, 새로운 사랑도 없이 그냥 죽기만을 바라는 때가 되면 차라리 행복하겠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이 구르고 울어야 삶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까마득하다. 


지금 나는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한벌을 건지고 나를 살게하는 사람들속에서 살고 있어 행복하다. 

지금 당장 죽어도 억울할 것 없을 만큼.


만약 지금 죽지 않고 계속 삶을 산다면,

나를 속이지 않고, 건강하려고 노력하며, 계속 세상에 질문하며 살아가고 싶다. 


다만 작은 욕심을 낸다면, 나를 귀하여 여기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사람들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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