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헤어졌지만, 너의 초상은」그 시를 찾아서


                                                - 김연경



우리는 헤어졌지만, 너의 초상은
나는 내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네:
행복했던 시절의 창백한 환영(幻影)처럼
너의 초상은 나의 영혼을 기쁘게 하네.


그리고 새로운 열정들에 몸을 맡겼다 해도
나는 그것들에 대한 사랑을 버릴 수 없네.
그래, 버려졌을지라도 사원은, 언제나 사원
쓰러졌을지라도 우상은, 언제나 신


- 미하일 레르몬토프

......

우리의 관계의 특이성은 다음의 두 문장으로 요약될 것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두번째 우리가 만났을 때 우리는 영원히 이별했다."
나는 감히 '너와의 영원한 이별'을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무덤덤하게 발화된 '이별'은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운 것인가.

나는 새로운 문장을 몇 개 나열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감당하려 한다:
"우리가 두번째 만났을 때 우리는 이별을 선언했다.

혹은 우리는 이별을 선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혹은 우리는 세번째 만남이 존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믿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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