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다녀간 한국인 봉사자가 쓴 것 같다. 숙소 현관문 옆에 떡하니 붙여 있는데, 보는 순간 감동!)
 

멕시코가 거북이들의 요람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마트 애완동물 코너에 있는 손가락만한 애완 거북이가 아니라 등껍질에 걸터 앉을 있을 정도로 바다 거북이들이 호주와 멕시코를 산란 장소로 선호한다고 한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바다거북이가 멕시코를 좋아하든 말든 어디까지나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 했다.

매년 멕시코에서 수십 개의 바다 거북 보호 프로그램이 실시된다는 알고는 있었지만 신문이나 뉴스에서 너무 자주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그건 어디까지나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이번에 내가 바다거북 보호 워크캠프를 있었던 것은 순전히 지리적인 위치 때문이었다.

워크캠프를 신청할 당시 나는 콜롬비아에 있었고, 다음주면 쿠바로 예정이었고, 일정에 차질이 없는 한은 뒤에 멕시코 입국 스탬프를 찍을 것이었다. 여행이 점점 끝나간다는 생각에 알게 모르게 초조해하던 나는, 멕시코가 아니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기 힘든 일을 보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태평양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겸사겸사.

 

그렇게 해서 발음하기도 힘든 도시, 동부의 칸쿤을 부러워한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만든 관광 도시,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명이 감격의 상봉을 도시. 지후와타네호(Zihuatanejo) 인연을 맺게 되었다.

 

(맨 마지막에 있는 친구가 우리 리더 제시카)


우리
팀의 구성은 이외에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전에 봉사활동을 하러 혜인, 디니, 휴가를 보내기 위해 러시아에서 바로 날아온 당찬 아가씨 안나, 멕시코에서 6개월 있을 예정이라는 낙천적인 프랑스 친구 청일점 요한. 이렇게 다섯명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적은데? 했는데 이것도 원래 개로 나누어져 있던 팀원을 하나로 합친 거란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신청자가 적었다고 하니 어쩔 없지 . 바로 전에 했던 태국 워크캠프는 명도 넘는 인원들끼리 바글거리면서 지냈는데, 이번에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같이 움직였다. 인포싯에 명시된 대로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멕시코 시티에 있는 VIMEX 사무실에 가서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데, 프로그램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끝난 후에 센터장님 도움으로 같이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버스를 타기 전의 자유 시간에 남자친구와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 너무 긴장돼. 해나갈 있을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그다지 사교적인 인간이 아니다. 아무리 여행을 7개월 가량 하고, 사람들과 인연을 많이 맺으면서 다녔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짧은 우정에 한한 이야기일 뿐이다. 이렇게 24시간 동안 같이 단체생활을 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긴장과 걱정도 많이 되었다. 남들이 모르는 마음을 안고서 그날 밤에 다같이 지후와타네호로 향했다.

 

영하 10도인 멕시코 시티에서 영상 30 가까이 올라가는 지후와타네호로 가는 데에는 8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꽤나 거리지만, 기온이 40 이상 차이 나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멀지도 않다. 지후와타네호에 가까워 질수록 버스는 히터 대신 냉방을 틀었고, 길가에 나무가 보이기 시작했으며, 풀의 잎사귀는 넓어졌다. 적도를 건너는 것도 아닌데 버스에 타고 내리는 만으로도 계절이 바뀌어 버린다니.

 


지후와타네호에
있는 VIMEX 센터에 가니까 곱슬머리가 매력적인 멕시코 미녀 제시카가 우리를 맞아 주었다. 제시카는 대학원에서 환경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인데, 일년의 반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반은 캠프를 이끌면서 해변 근무를 한다고 했다.

 

"올라~ 안녕 얘들아, 오느라 힘들었지?"

건강하게 태닝된 갈색 피부가 햇빛 아래에서 말을 걸었다.

도착한 시간이 아침 10시 정도였는데, 벌써부터 더위 때문에 땀이 비오듯이 쏟아졌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제시카와 달리 우리는 장거리 버스 여행의 여독과 더위에 약간씩은 지쳐 있었다. 뇌구조를 그린다면 편히 앉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뇌의 80%를 차지했을 즈음에 제시카가 우리를 트럭에 태운다.

? 트럭?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을 미리 사기 위해 마트에 간다고 하는데 그게 트럭 대에 실어야 정도로 양이 많을 줄은 몰랐다. 숙소 근처에서 식재료를 수도 있지만 워낙 시골이라 종류가 그렇게 많지도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고. 대형 마트가 저렴한 것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거북이 산란 시기인 6 부터 12 까지 6개월 동안 2 새로운 멤버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 된다. 제시카는 2 마다 새로운 멤버들을 만나는 셈이었다. 캠프 리더로 오랜 생활을 해서 그런지 일을 진행하는 것도 일사천리였다.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나니 트럭에 실어도 넘칠 정도로 음식을 많이 버렸다. 배고플 장을 보면 항상 쓸데없는 까지 많이 사게 되던데..굶어 죽을 일은 없겠다 싶었다. 다행히 예산을 넘지 않아서 약간의 돈도 남길 있었다.

 

이번 워크캠프의 특이할 만한 점은, 멕시코 시티에 있는 VIMEX 캠프에서 우리에게 생활비를 주었다는 점이다. 원래는 우리가 현지에 내는 비용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돈으로 주더라. 일주일 치 식료품 비(나머지 일주일 치는 제시카가 낸다고 했다), 숙소에서 시내까지 가는 교통비, 일이 없는 주말에 있는 소정의 용돈! 우리가 참가비에서 나오는 분명할 테지만, 그래도 기분이 과외로 있는 돈이 생긴 같아 기분이 좋았다.

 


숙소는 단순했다. 2주만 머물다 가는 곳이라 마땅히 가구라고 것은 없었고 3개에 사람 수에 맞춰 침대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가장 문제점은 ! 이었는데, 우리가 처음에 갔을 때는 화장실에서 물이 나오지 않고, 작은 수영장만한 물통에서 물을 길어다 써야 했다. 물이 우리가 있는 유일한 물인 셈인데, 오랫 동안 고여 있어서 벌레와 나뭇잎이 떠다니는 물로 요리, 설거지, 빨래, 목욕, 화장실 등의 모든 용도로 써야 한다는 점이 꺼림직 했다.

하나, 모기장! 없는 침대가 있었다. 외지에서 사람의 피를 모기들이 선호한다고 하는데, 모기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인생에, 나의 혈액 수치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편한 점이 있다고 해도 이건 몫의 침대가 있는 온전한 집이었다. 앞으로 여기서 2주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렜다. 불편한 거야 , 고작 2 니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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