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인도에 왔을 , 가이드북 하나 없이 그저 서더 스트리트에 가면 여행자 숙소가 많다는 줄만 믿고 무작정 서더 스트리트로 갔다.

 

다행히 내가 정보가 틀리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쉽게 방을 구할 있었다. 여행 초보인 티를 내지 않으려고 방까지 전부 확인해 가면서 숙소, 숙소 기웃거렸지만 처음 Continental hotel 방을 봤을 때는 표정관리를 없었다.

 

별로 특별할 없는 숙소에 어렸을 내가 꿈에 그리던 완벽한 다락방이 있었다.

 

좁은, 그러나 아주 좁지는 않은 방에는 벽에는 침대, 반대쪽 벽에는 화장대가 있었고 침대에 누웠을 다리가 닿는 부분에는 조그만 창문이 있었다. 아침이 되면 창문에 새들이 날아와 지저귈 것만 같았다. 화장대가 있는 것이나, 빨래를 있도록 철사 줄이 매달려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180루피를 부르는 것을, 2 묶는다는 조건에 150루피로 깎았다. 1루피가 25 하던 시절이었으니 하룻밤에 대략 3700 정도였다. 화장실은 공용이었고 왜인지 모르게 무진장 더울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건 나만을 위한 다락방이니까.

 

사실상 의지로 싱글룸에 묶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여행 초반이라서 몸을 사리려는 의도도 있었고, 인도에 오자마자 나와버린 반갑지 않은 홍건적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싱글룸이 오히려 표적이 줄은, 나는 정말 몰랐다.

 

캘커타에 자리를 잡고 5 정도 되었을까. 깔리갓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사귀고, 근처 지리도 어느 정도 익힌 터라 어느새 캘커타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오후 9 까지 다른 숙소에 있는 사람들과 놀다가 방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숙소 계단을 올라가는 , 아프리카 계로 보이는 40 아저씨가 계단에 있는 창문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길도 좁은데, 아저씨에게 조금만 비켜 달라고 하자 아저씨는 무진장 미안해 하며 담배까지 끄시고는 자리를 주셨다.

 

'어머, 담배까지 끄실 필요는 없는데요'

'아니에요. 아가씨는 여기에 머무나요?'

', 저쪽에 있는 방에 혼자 지내고 있어요'

 

하면서 30 정도 이야기를 했을까.

 

남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한다는 아저씨가 건너에 있는 에어컨 딸린 호텔에 머물지 않고 숙소에 머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은 , 그냥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가 길어질 같자 아저씨는 나에게

 

'내가 있는 방이 바로 계단 위에 있는데, 괜찮으면 방에 가서 이야기를 할래요?'

 

20 동안 대한민국에서 세뇌 당한 나의 세포들이 외쳤다

('안돼! 한 밤중에 외간남자 방에 들어가다니!')

'아니오 괜찮아요.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니 저는 이만 방에 들어가서 쉴게요. 여행 재미있게 하시고 다음에 봐요'

 

하고 황급히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그날 . 여느 처럼 일기를 쓰고 자려고 누웠을 , 앞에서 서성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뭐라고 할까. 목적지는 분명 방이지만 왜인지 모르게 망설여져서 어쩌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발걸음. 갑자기 무서워진 나는 소리를 죽이고 가능한 몸이 근처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아래에 왔다 갔다 거리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밖에서는 모습이 보일 리가 없는데도, 만의 하나 침입자가 들어온다면 바로 밀치고 도망갈 있게끔 벽에 바짝 붙어서 오른쪽 눈에 쥐가 나도록 곁눈질로 틈을 바라 보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자려고 누웠고, 그렇다면 당연히 방의 불을 꺼져 있었다. 꺼진 앞에 , 누가, 무엇 때문에 서성거리는 것일까. 11시에 용무가 있을 리도 없겠지만, 용무가 있다면 그렇게 망설일 이유가 없을 텐데.

 

그러다가 갑자기

 

,,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

 

그리고 다시 움직이는 그림자.

쿵쾅거리는 심장.

 

, 침입자가 지나가고 한참 뒤에야 나는 잠을 있었다.

 

다음날 밤에도 바싹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침입자는 다시 오지 않았다.

누구였을까. 그랬을까.

 

그때서야. 혼자 숙소에 묵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번호를 가르쳐 주지 말라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여자 혼자 묶는 방은 표적이 되기 쉽고, 낯선 사람이 문을 열어 달라고 하면 반드시 신원 확인을 하라는 얘기. 그렇지 않으면 뜻밖의 침입자에게 무서운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뒤로는 싱글룸에 머무를 때에는 누군가에게 번호를 가르쳐 주기 꺼려진다.

그때처럼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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