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기적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를 뜻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적이라는 단어는 뙈나 자극적으로 들린다. 아주 조금 넣었을 뿐인데도 맛을 바꿔버리는 합성 조미료처럼 문장 전체의 색을 진하게 바꾼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급의 일이 아니면 '기적적' 사건이라고 불리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과 사를 넘나드는 희귀한 일만 기적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일까. 20 동안 연락 없던 7명의 '아줌마'들이 , 자리에 마음으로 만나는 것은 기적으로 불리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것이다. 고등학생일 때는 아침과 낮에 학교에서 얼굴 보는 것도 모자라 밤새 전화를 붙들고 수다를 떨던 친구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닌 고민을 마치 자기 일인 들어주던 친구가, 어른이 돼서도 다시 만나자며 유치하지만 진지한 약속을 했던 친구가.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오는 순간부터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을. 

 

어른이 되었다고 거들먹거리며 친구들을 만나 술을 두잔 기웃거리는 어른의 모임을 가지는 것도 번일 .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가 걸어가는 길이 점점 벌어지게 되어 멀리서 어른거리던 그림자와 말소리까지 들리지 않게 된다. 결국에는 졸업사진을 들춰 봐야 얼굴, 이름이 기억나는 정도의 관계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20년이 넘도록 만나지 못한 7명의 '아줌마'들이 우연한 기회에 서로를 만난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불릴 하다. 추억 속의 친구들을 현실로 불러오는 데에는 물론 숨은 사람 찾기에 기막힌 솜씨를 보이는 흥신소의 활약이 크지만 그들을 합치고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주인공들의 몫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4인방!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분명 20 만에 만난 친구 7 이서 예전같이 친하게 지내는 것은 기적이라고 만큼 비현실적이다. 영리한 강형철 감독은 억지고 비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7명을 예전처럼 친하게 뭉쳐놓기 보다는 사정이 되는, 여유가 있는 친구들 명이 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남희를 비롯한 4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추억을 되짚기에는 사는 너무 힘든 명의 비중은 줄이는 것으로 리얼리티를 살린다.

 

실현 가능한 판타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년이 지나서 다시 만난 7공주 중에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산다. 7공주가 헤어질 춘화가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나는 거다. 잘산다고 오는 년이 있으면 찾아가서 응징할꺼고, 못산다고 오는 년이 있으면 때까지 찾아가서 괴롭힐꺼다' 처럼 우리의 의리짱 춘화는 사는 년을 까지 괴롭(도와)준다.

 

, 진정 <써니> 보고 나서 생각은, 나도 춘화처럼 못사는 친구들을 도울 정도의 사람이 되고 싶다. 것이다.

 

내가 장담하건데 <써니> 올해 최고의 영화 중에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흥행에서도, 작품성에서도.

써니! 매력 포인트!

 

! 수지!

영화 마케팅 측면에서도 칭찬하고 싶은 말이 많다. 끝까지 미스테리하게 남아 있는 '수지' 관객을 살짝 긴장하게 만든다. 긴장감은 영화에 대한 몰입도로 반영되는데, 왜인지 나도 모르게 수지가 나오는 씬에서는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강형철 감독

2011 4 마지막 무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감독은 한다. '결국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 나도 100% 동의한다. 쓴웃음, 비웃음이 아닌 입가에 조용히 걸리는 기분 좋은 웃음을 얻었다.


포스터
살짝 흐리게 나온 포스터는 그 옛날 추억을 회상하게 만드는 영화와 완벽하게 어울린다. 아, 포스터 칭찬하는 경우는 진짜 드문데. 영화가 좋다보니까 포스터까지 이뻐 보인다.
 

이쁜 아가들..주인공 전부 진짜 예쁘다.



이 선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춘화의 병은 양날의 .

써니 멤버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가 춘화의 때문이라는 점은 다른 영화였다면 예고편이나, 영화 소개 책자에서 언급할 하지만 어디에서도 찾아볼 없었다. 약간 진부한 설정이지만 7명의 아줌마를 자리에 모으기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스토리의 출발점이 되는 사건을 노출하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있다. 감독이 영화 초반에 보여 것처럼 아침 드라마의 전형정인 공식은 사랑하는 사람이 알고 보니 남매였는데 게다가 얼마 살지도 못한다더라. 라는 식의 성질 뻗치는 연출을 피하고 싶었던 점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춘화의 병은 그냥 장치일 뿐이니까 괜히 관객의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도록 일부러 노출을 삼가한 것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드디어 수지가 등장하고, 7공주들은 - 심지어 춘화의 영정사진까지 - 모두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하나같이 활짝 웃고 있는 7공주의 모습이 스케치로 보여진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만 만나기만 하면 옛날 이야기가 떠오르는 사이. 이야기를 하면서 왁자지껄 웃을 있는 사이. 따뜻한 느낌이 스크린을 넘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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