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페르
감독 다니스 타노비치 (2005 /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출연 엠마뉴엘 베아르, 캐롤 부케, 마리 질랭, 까랭 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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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이 이루어 지지 않는 사랑은, 당사자에겐 지옥일 수 밖에




전체적으로는 음악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영화

상황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영화 음악이야말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주는 윤활유라고나 할까나

보는 내내 음악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극장을 나오는 순간 정확이 어떤 음악이 아름다웠는지는 까먹어버렸다-_-뭐, 그만큼 몰입했다는 거니까..)




난 보는 내내 '감독 여자 아냐? 여자 맘을 어찌 이리 잘 알지? 남자들은 별 재미 없겠는데?'했는데

같이 보신 오라버니 두 분은 남성의 시각으로 보셨다고 해서 뜨악 했다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건 주인공으로 나온 세자매 모두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거!

보통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 중에 한두명한테 밖에(심지어는 없는 경우도 있다)공감이 안되는데

랑페르처럼 메인 여주인공 모두에게 공감이 됐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겠지만, 자기가 느끼거나 생각한걸 남이 잘~표현해서 보여주면 '어! 나도나도!'하며 반가워하기 마련이니까




이쯤에서 적절하게 주인공 세자매 소개 들어간다




 


누님들 얼굴에 뽀샤시 효과 넣어봤다 멋지지 않은가!+_+

왼쪽부터 셀린느, 안나, 소피 가 되겠다(소피가 첫째고 셀린느가 둘째, 안나가 막내다)

줄거리는 대충 네이버에서 찾아보시면 나오니까 생략하기로 하고, 내가 왜 그녀들에게 공감했는지 설명해 보겠다




일단 공감도가 가장 컷던 우리 예쁜이 막내 안나부터~(개인적으로 안나는 긴 머리가 더 예뻤음, 크흥-ㅅ-)


안나는 친구의 아버지이자 대학 교수님을 사랑한다

보는이에 따라서는 아직 어린 안나의 철 없는 사랑이라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안나는 그냥 흘러가는 기분으로 사랑을 하지는 않은거 같다, 진심이었다는 거지




안나가 했던 몇몇 대사들이 내 가슴을 쳤다

'나와 사랑을 나눌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언제쯤 날 버릴까?'

이건 안나가 카페에서 사랑했던 님에게 울면서 했던 말, 영화는 둘이 헤어지고-남자가 이별을 통고하고-난 후의 일만을 보여준다


안나의 배신감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사다

솔직히 이 대사 듣고나서 가슴이 먹먹했다(불쌍한 우리 안나, 울지 말아요-_ㅠ)




그리고 또 하나 더, 친구집에 놀러온 안나가 친구에게 사랑의 고통에 대해 말하면서 했던 말

'그가 날 안아 줄때만 내가 살아있다는걸 느껴'였나? 잘 기억이 안난다-_-


암튼 그런 의미였을 꺼다

서로 사랑을 나눌때(이상한 의미 아니다 온전이 글자 그대로 받아들일것!)

다시 말해서 내가 사랑받으며, 내가 사랑 하는 그 상황 속에서만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내 생각에 이건 이 영화의 메인 테마인 듯 싶다(아님 말고)



큰 언니 소피도 이거랑 비슷한 말을 했거든

바람피운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날 안아준게 언제죠? 이젠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나요?'라고 말했던 걸로 미루어 볼때

이 영화에서는 남녀간의 행위(민망타;;)가 사랑의 교환과 동일시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여자 모두 상대방의 사랑이 자신에게 오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들의 사랑만이 소모되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거 아주 그냥 진빠지는 일인거다

짝사랑이랑 비슷한 시추에이션인데 그거보다 좀 더 심각한거 같다

서로 사랑했다는 과거의 기억이 있으니까 더 괴롭겠지..그 맘 이해한다




두번째로 소피,


남편의 외도로 가슴 아파한다 (불쌍한 소피..)

하지만 소피는 남편이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떠나간 이후로 사랑을 더 이상 갈구하지 않는다

둘이서 대판 싸우고 나서 남편이 딴 여자에게 갔을 때 그 때 소피는 알아버린거다

더 이상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는걸,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간 남자에게는.

그리고 그녀에게 남는건 두 아이들(둘 다 귀여웠다)


역시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사랑을 갈구했다는 점에선 안나와 비슷했지만 끝 부분에서 둘은 극명하게 갈린다

하긴, 감독이 바보겠어?




마지막으로 셀린느


난 셀린느가 사랑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셀린느는 겁쟁이다

시놉시스를 보면 한번도 누굴 사랑해 본 적 없다고 나오는데(맞나?) 겁이 많으니 그럴 수 밖에...

셀린느는 누군가 자기를 좋아할 때만 상대방을 좋아 할 수 있는 여자다

남이 주는 사랑을 받을 수는 있어도 자기가 먼저 사랑을 건넬 수는 없는 여자다

다시 말하면 혼자서 사랑을 먼저 시작할 용기가 없는 거지,

왜냐고? 일방통행하는 사랑이 너무 무섭거든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다른 이유로 자기를 지켜봤다는 걸 깨달은 순간

셀린느는 당황해한다

난생 처음 누군가를 사랑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니까 당황할 수 밖에..

내가 봤을때 이미 셀린느는 남자에게로 마음이 기울어있었다

처음엔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니까 나도 이 남자를 사랑해...'였다가 나중엔 '이 남자를 사랑해...'로 변하던 시기였다고나 할까?

그런 와중에 남자가 충격고백(자길 좋아해서 따라다닌게 아니다)는 걸 말했으니 무지하게 혼란스러웠을 꺼다




셀린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사랑을 사랑하는 여자다

누구든지 자신에게 사랑을 준다면 대상에 관계 없이 '사랑' 그 자체만을 보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여자

다시 말하면 자기에게 사랑만 준다면 누구든 사랑할 수 있다는 거겠지




이런 사람은 위험하다

자기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일 확률이 무지하게 높다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니까 남이 자기를 사랑해주길 바라는거지

거기에 대한 대가로 자신의 사랑을 남에게 주는거고


애정결핍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에효 마음이 착찹하다




전체적으로 멋졌던 영화

초반부의 뻐꾸기가 왜 나왔는지 알 수 있다면 더 좋았을 영화(아직도 궁금하다, 왜 나온거냐 뻐꾸기)

내가 아는 사랑에 관한 영화중에 다섯손가락에 꼽는다(사실 몇개 안봄;;)




사랑의 일방통행은 언제나 슬프지...라는 생각을 다시 일깨워준 영화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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