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통통한 엉덩이로 나를 유혹했던 염소
지나가는 길에 발견하고는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염소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주인
아저씨가 풀을 주셔서 염소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눈빛이 아주 매력적이더군 그런데 귀가 늘어져 있어서 원래 나이보다 늙어…..보인다(미안 염소야ㅠ)

풀잎을 먹고 나자 나에게 볼일 없다는 듯이 그늘에 느긋하게 앉았다.

영악한 염소 같으니;

 

지금 건데 빨간색 간판에 Global Tours & Travel 이라고 있네? 옛날에 여행사 였나 보다.

인도 사람들은 영악하고 외국인을 자주 속인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관광업에 종사하지 않는 인도인'들은 전부 순하고 착했다. 한번은 숙소 앞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물을 사고 돈을 내려고 하는데 돈이 모자랐던 적이 있다. 머쓱해진 나는 숙소가 저기에 있으니까 돈을 가지고 와서 물을 사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니 주인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

'이번엔 그냥 가져가고 다음에 줘요'

그 동안 안면을 익혔다고는 하지만 언제 어디로 떠날지도 모르는 여행자에게 외상을 주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나를 아주 믿었거나, 아니면 사람을 의심할 줄을 모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인도의 어떤 점은 여행자를 아주 피곤하게 만든다. 하지만 인도의 또 어떤 부분은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 시간의 소리, 냄새, 나를 쳐다보는 반짝이는 까만 눈동자까지 전부 생각나게 한다. 그래서 인도를 한번 다녀온 사람은 모두 인도병에 걸린다고들 하지. 나도 인도병인가. 그렇게 덥고 짜증나던 나라였는데 한번 더, 조금 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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