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국내도서
저자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 차경아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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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인가, 그때도 여름 휴가 기간이었으니 딱 1년이 되었을꺼다. 

휴가지에서 읽으면 좋은 책 00선, CEO가 추천하는 휴가 서적, SERI가 고른 추천 도서 등등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내 나름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싯다르타]는 막혀 있던 생각을 전환시켜주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휴가용 서적으로 추천할 만 하다

(관계자 누군가 보고 계시다면 부디 읽고서 다음년도에는 휴가지 서적으로 추천 해 주시길!)


저자가 무려 헤르만 헤세다…(우선 묵념)

고등학생 떄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데미안]을 보고 학원 선생님은 '네가 읽기에는 너무 어려운 책 아니니?'라고 할 정도로 '헤르만 헤세'는 언제가 무거운 주제를 던진다. 그리고 난 항상 그가 던지는 주제들을 떨어트리거나 어디로 던졌는지도 모른채 그냥 날려 버리고는 했지. 

그래도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싯다르타'라는 한 사람의 생애를 빌어 진리란 무엇일까? 어떤 삶이 옳은 것일까? 하는 질문을 같이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이득인가.


책의 줄거리는…

귀한 집에서 태어난 영리한 구도자 싯다르타가 여러 모양의 삶을 살면서 마침내 자신만의 진리를 찾아 간다는 얘기다. 


진리…라고 하니까 굉장히 무겁고 어려운 주제인 것 같은데

사실


맞다…

헤르만 헤세의 책들이 전부 다 한 인간의 자기 실현 과정을 그린 '영혼의 전기' 

라는 작품 해설에도 나와 있듯이. 이 주제는 보통 내공으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보통 내공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ㅜ


책 말미에 싯다르타도 이야기 했지만, 말보다는 행동이 상대방의 의도를 더 잘 나타내 준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걸 책으로 남기고 이해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여 ㅠ)

싯다르타의 죽마고우 고빈다도 반신반의하던 싯다르타의 주장을 이마에 키스 한번으로 깨달았으니(번쩍!)

역시 사람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눈빛을, 몸짓을 봐야 한다는 말이 진리 오브 진리가 아닐까. 


# 고민의 시작

'나는 어디에 속해 있었을까?'

'나는 나를 너무 두려워하였으며, 나는 나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아트만을 나는 추구하였으며, 바라문을 나는 추구하였으며, 자아의 가장 내면에 있는 미지의 것에서 모든 껍질들의 핵심이 아트만, 그러니까 생명, 신적인 것, 궁극적인 것을 찾아내기 위하여, 나는 나의 자아를 산산조각 부수어 버리고 따로따로 껍질을 벗겨내는 짓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나한테서 없어져 버렸던 것이다.'


으악..찔린다.

콕콕.

남들이 보기에는 어느 정도 일탈과 모험을 즐기면서 살았다고는 해도. 여전히 혼자가는 여행지에서는 걔 중에 가장 인맥이 넓은 사람을 찾아서 먼저 친해지려고 하고(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편하게 생각할 테니), 회사 일이 힘들 때마다 에잇! 잃을 것도 없는데 뭐! 하면서도 적금 잔액을 확인하는 나의 모순

편한 집,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친구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는 소위 평범한 레벨에 들려고 노력하면서 살지는 않았을까.


#. 싯다르타는 싯다르타에 속해 있다. 

'나는 돈과 옷을 필요로 할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그런 것은 작고 가까운 목표야. 그런 것 때문에 잠을 방해 받지는 않지

'그는 이끌려가면 이끌려가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놔두지요. 그의 목적이 그를 끌어 잡아 당기지요. 왜냐하면, 그의 목적에 위배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자기 영혼 속에 들여보내지 않기 때문이요. 이것이 바로 싯다르타가 사문들한테 배운 것이오. 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사람들이 마술이라고 부르는 것이오.'

'싯다르타가 카마스와미 자기의 빵을 얻어먹고 있다는 사실을 싯다르타에게 납득시키려고 하였던 그 상인의 시도도 이렇게 하여 허사가 되고 말았다. 싯다르타는 자기 자신의 빵을 먹고 있었으며, 아니 그보다는 오히려 그들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빵을, 모든 사람들의 빵을 먹고 있었다.'

'스스로 삶을 영위하는 일. 그러한 삶으로 스스로를 더럽히는 일, 스스로 자신에게 죄업을 짊어지게 하는 일, 스스로 쓰디 쓴 술을 마시는 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자 하는 일, 그런 일을 못하게 누가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러한 길이 어느 누구한테는 혹시 면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신이 설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세상만사는 오로지 나의 동의, 오로지 나의 흔쾌한 응낙, 그리고 나의 선한 양해만을 필요로 할 뿐이데'


그러니까 쫄지 말고


#. 쾌락과 유희의 유혹

'그는 도박으로 돈을 잃기도 하고, 그것들을 다시 땃다가 또다시 잃기도 하였다. 그는 언제나 그 불안감을 새롭게 살려내려고 하였으며, 언제나 그 불안감을 고조시키려고 하였으며, 그 불안감이 주는 자극을 점점 더 높이려고 하였다. 왜냐하면 지겨울 정도로 물려버린 미지근하고 맥빠진 자신의 삶에서 그러한 감정 속에라도 빠져야만 그나마 자신이 행복 같은 어떤 것, 도취 같은 어떤 것, 고양된 삶 같은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음..이걸 스마트폰에 비유하면 너무 오바일까

남 얘기를 하면서 깔깔 거리는 티비에 눈을 떼지 못하고 올 여름에는 매미 소리보다 레이나와 산이의 썸타는 노래를 더 많이 들었는데. 

이건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 자극을 끊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눈을 돌리고 찾는다. 


자기 전 10분 동안은 내일 일을 생각하고 오늘 일을 조용히 마감하려고 했던 내 작은 다짐 하나를 지키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 책을 덮어도 끝나지 않을.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찾아낸다는 것은 자유로운 상태, 열려있는 상태. 아무 목표도 갖고 있지 않음을 뜻합니다.'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그러니까 모두 자기만의 성을 가지라는 말씀이시지요?


#.
'그것이 이미 오래 전부터 그리고 항상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책이고,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전부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책을 읽다보면 번역자가 대단하게 느껴 질 정도로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번역을 하려면 이걸 다 이해했어야 할텐데 대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 받았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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