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페이스북 메세지로 날아온 미션. 내 삶에 영향을 미친 책 10권을 쓰고 이 미션을 똑같이 10명에게 전달하라니!!

평소같으면 무시했을 테지만 모처럼 일찍 퇴근하기도 했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심심해서) 했다. 

아래 선정 기준은..

 

1) 책을 잘 사지 않는 내 책장에 꽂혀 있거나

2) 게으름뱅이인 내가 독후감을 쓸 정도로 기억하고 싶었거나

3) 책에서 주는 메세지가 강렬하게 뇌리에 박혔던 책들임요.


1.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국내도서
저자 : 김용규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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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시절 처음으로 시에 관심을 갖게 해준 책. 현직 철학자이며 피아니스트 아내를 둔 저자가 좋은 시들을 묶어 분석한 책으로, 밑줄 쫙 별표 땡땡, 가옆은 내사랑 빈 집에 갇혔네가 시적 허용이라는 내용만 달달 외우던 나에게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해준 소중한 책임. 같은 저자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영화관 옆 철학 카페'도 좋은 책임


2. 논어

 

논어
국내도서
저자 : 공자(Confucius) / 김형찬역
출판 : 홍익출판사 200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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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진심으로 쉬운 책임. 읽을수록 새롭고 읽기도 쉽고 심지어 얇다능. 한자로 써있는 것도 아니고 한글로 잘 풀어진 책들도 많으니 한번쯤은 읽어 볼 만 할 듯. 종이책으로 각각 다른 버전으로 두 권, 이북으로 한 권있음.


3. 프레임 안에서

 

프레임 안에서
국내도서
저자 : 데이비드 두쉬민(David duChemin) / 정지인역
출판 : 정보문화사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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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거지시절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디스크 유발 배낭에서도 절때 빼지 않았던 책임. 너무 무거우면 버렸다가 해외 배송으로 현지에서 다시 샀을 정도. 사진은 무엇일까.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걸까. 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음.


4. 여행의 기술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
국내도서
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정영목역
출판 : 이레 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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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디스크와 맞바꾼 책. 장기 여행자에게는 의레 찾아오는 권태기 시절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어 책인데 그 날로 사랑에 빠져버림. 장기 여행을 고려하는 친구들에게 닥추함. 여행의 진짜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나만의 여행을 만들어도 된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음


5. 여행생활자

 

여행생활자
국내도서
저자 : 유성용
출판 : 갤리온 200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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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임에 분명한 한국인 작가가 쓴 책임 '생활 여행자'라는 내 블로그의 모토를 만들어줌. 중간중간에 나오는 시(이성복 시인의 '음악'), 사진, 그림, 너무 좋음. 책 한권을 읽는 것 만으로도 평범한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게 하는 힘을 얻을 수 있음. 이것도 소장중


6. 싯다르타

 

싯다르타
국내도서
저자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 차경아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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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질린 사람이라면 읽어 보시기를. 현학적이고 어려운 헤세오빠가 '자존적인 삶'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200쪽도 안 되는 책에 얼마나 잘 풀었는지 알면 까무러침. 세번은 읽은듯. 이북과 종이책으로 소장중. 그리고 독후감은 아래에

2014/08/24 - [[리뷰] 다시 생각하다/책] - #11. [싯다르타] 한 번도 읽지 않을 수는 있어도 한 번만 읽을수는 없는 책

 


7.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국내도서
저자 : 카슨매컬러스 / 공경희역
출판 : 문학세계사 200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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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그러니까 삶에 답이 있다고 믿었던 시절에 아는 언니/오빠, 학교로 찾아오는 강연자, 지금이라면 힐링 어쩌구로 불렸을 동영상 강연을 찾아 다니던 시절에 그 모든 것을 올킬했던 한 권의 책임. 모든 사람들이 현인이라고 믿고 의지하고 고민을 털어놓던 벙어리 주인공이 그냥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통해 삶의 단순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줌. 작가한테 반해버러서, 당시 미국에 있던 젤라한테 한국에 발간되지 않는 최신작을 두 편 선물해달라고 우겼을 정도임(그런데 영어가 어려워서 못읽은건 안자랑. 이해가 안감요)


8. 인듀어런스

 

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보급판)
국내도서
저자 : 캐롤라인알렉산더(Caroline Alexander) / 김세중역
출판 : 뜨인돌 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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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0번이어야 했는데...가장 위대한 실패담. 이라는 제목에 혹해서 사고, 그 뒤부터 두 번의 이사에도 견딘 책임. 극지를 횡단하려다가 실패한 배의 이름인데, 횡단에는 실패했지만, 그 혹한에서 아무도 죽지않은 사실은 위대함. 여기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발견하고 삼성전자 자소서를 쓸 때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장 '어니스트 섀클턴'을 썼음. 지금도 가장 존경함. 다만, 탐험 뒤에 생존한 멤버들의 비참한 최후를 알고서는, 인생은 알 수가 없구나...하는 씁쓸함도 같이 느낌. 왜 때문에 자살한 걸까..


9. 마종기 시집

 

마종기 시전집
국내도서
저자 : 마종기
출판 : 문학과지성사 199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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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이자 시인이자 이민자. 엉뚱한 내 손에 죽는 아이를 보는 시인의 시선과 죽은 동생의 무덤을 꿈속에서 만나는 장면은 지금도 조용한 밤에 혼자 생각남.

 
10. 베아트리스와 버질

 

베아트리스와 버질
국내도서
저자 : 얀 마텔(Yann Martel) / 강주헌역
출판 : 작가정신 20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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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 마텔은 '라이프 오브 파이', '셀프'로 유명하지만, 이 책 만큼의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함. 처음에 원서로 읽어서 그런지. 왜 주인공이 당나귀 박제여야 했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반전과 의미를 알고서는 잠을 이루지 못함. 집에 원서랑 한국어판이 둘 다 있음. '셀프' 때부터 느꼈지만 얀마텔은 진짜 미친천재임.

 
11. 웃는 남자

웃는 남자 (상/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 이형식역
출판 : 열린책들 200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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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하/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 이형식역
출판 : 열린책들 200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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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 재미없이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다길래 영화도 보지 않고 책으로 봤음. 마침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을 15만원이나 주고 e-book으로 구매 했던것도 작용했음. 난 이 책을 생각하면 물 냄새가 나는 것 같음. 찰박찰박 물냄새. 주인공이 있는 지하 감옥의 하수구 냄새. 그리고 따뜻한 봄 햇살도 느껴짐. 천사가 장님이라는 걸 처음 알게 해 준 아침 햇살. 마녀가 주인공을 만난 날 마녀가 입고 있던 아침 햇살. 솔까 역사 고증이나 배경은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지끈하지만, 나처럼 단순한 사람한테는 사랑얘기로만 봐도 좋을 듯.


12. 에드워드 툴레인의 위대한 여행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e
저자 : 케이트 디카밀로(Di Camillo, Kate)
출판 : 롱테일북스 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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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원서로 봤는데, 고딩 수준의 영어라서 완전 쉬움. 게다가 세필화로 그린 삽화가 너무 아름답다능. '사랑없는 삶에 어떻게 해피앤딩이 있을 수 있니?'하는 문장이 생각남.

2014/06/01 - [[리뷰] 다시 생각하다/책] - #8.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e] 어린왕자 이후로 처음 겪는 기분

 


13. 눈물을 마시는 새 / 피를 마시는 새 / 드래곤 라자 / 묵향

 

눈물을 마시는 새 세트 (전4권)
국내도서
저자 : 이영도
출판 : 황금가지 200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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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가판매] 피를 마시는 새 1~8권 세트 (전8권)
저자 : 이영도
출판 : 황금가지 200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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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드래곤 라자 [전8권/풀세트/양장]
저자 :
출판 : 황금가지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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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1~32권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전동조
출판 : 스카이미디어(book) 200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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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따로따로 쓰려고 했는데 각 책이 나에게 준 영향도 비슷하고 길게 쓰기 귀찮아서 세트로 묶음. 전부 다 나 수능 끝나고 현실도피할 때 읽었던 책이고, 엄마가 옷사입으라고 준 돈으로 세트를 사버림. 지금도 현실도피하고 싶을 때 읽는다능. 나도 모르게 책에서 보여주는 세계관과 인물들이 진짜라고 믿게하는 신통방통한 책임.

 

2014/02/16 - [[리뷰] 다시 생각하다/책] - #4. [눈물을 마시는 새] - 현실따위는 잠깐 잊어도 돼

 


14. 뉴욕 3부작

 

뉴욕 3부작
국내도서
저자 : 폴 오스터(Paul Auster)
출판 : 열린책들 200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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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오스터의 책은 열린책들에서 참 예쁘게 잘 만듬. @열린책들 이 무서운 사람들아...문제집 사러 갔던 강동서적에서 폴 오스터 책만 보면 조건반사로 침이 질질 났었음. 그 중에 없는 돈 쪼개서 산 책이 이 책임. 짐을 쌓아 가구를 만들었기 때문에, 물건을 팔 때마다 가구들이 사라지는 장면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생각나게 함. 왜인지는 모름. 심지어 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보지도 않았는데.


15. 현대시작법

 

현대 시작법
국내도서
저자 : 오규원
출판 : 문학과지성사 199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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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작문수업 교재였음. 좋은시와 그렇지 않은 시를 구분하게 해 주는 데다가 예로 써 놓은 시들이 하나같이 다 좋아서 한 권의 시집같음. 좋은 시가 있는 부분만 따로 접어서 책이 시커멓다능.


16. 비밀의 일생 - 비밀엽서 프로젝트 종합편

 

비밀의 일생 - 비밀엽서 프로젝트 종합편
국내도서
저자 : 프랭크 워렌(Frank Warren) / 신현림역
출판 : 리더스북 201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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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가 선물해준 책임. 책이 이럴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해줌. 익명으로 비밀 엽서를 보내는 프로젝트가 있었고, 그 엽서를 모아서 책으로 만든건데. 편지를 보낸 사람의 진심어린 고민과 고통이 느껴짐.

2011/03/28 - [[리뷰] 다시 생각하다/책] - [비밀의 일생 - 비밀엽서 프로젝트 종합편] 당신은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까

 


17. 화장품에 홀릭하다.

 

화장품에 홀릭하다
국내도서
저자 : 강윤주
출판 : 웅진리빙하우스 20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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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나는 화장을 책으로 배웠음. 첨에 화장의 ㅎ...도 몰랐고, 내 얼굴에 뭘 ㅂㄹ라야 하는지, 뭐가 좋은지도 몰랐고, 인터넷이 있는 정보들은 뭔 소린지도 못 알아먹던 화장맹시절에 샀었음. 다음에 닥터 윤주의 화장품 홀릭인가..하는 이름의 저자 카페가 있었는데. 그 카페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책임. 그런데 이런책 봐도 잘 모름. 그리고 지금도 화장맹 맞음. 그래도 이 책은 못버리겠음. 마치 처음 고속터미널에서 한 2만원짜리 미니스커트를 못버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18. 그리스인 조르바.

 

희랍인 조르바
국내도서
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zantzakis) / 김종철역
출판 : 청목사 199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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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책을 18번째로 생각했지..괜히 미안함. 난 조르바 빠순이임. 동아리 독서 모임에서 처음으로 읽자고 했던 책이기도 하고, 조르바의 고향인 크레타 섬에 니코스 카잔차키스님 무덤 보러 가서 무덤 옆에서 일주일 내내 책만 읽고, 작가 생가도 갔었음. 나도 내가 왜 조르바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음. 여자 밝히는 팔불출 할아버지인데 지꾸 생각나고 궁금하고 알고싶고 이해하고 싶음. 사랑인가 봄. 이름도 조르바라니..이름도 멋지지 않음? 조르바! 조르바! 그런데 그리스 사름들 이름 너무 어려움. 자꾸 카잔킻ㅊ..라고 읽게됨. 근데 내가 처음 읽은 책은 '희랍인 조르바'라는 읽기 싫은 제목이었음. 이건 좀 에러.


 

19.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
국내도서
저자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 이인규역
출판 : 문학동네 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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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쿠바 갔어도 헤밍웨이 생가도 한번 안가본 귀차니스트임.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당장 가서 크레타에서 했던 짓을 그대로 했을꺼임. 헤밍웨이는 미친 천재임. 노인과 바다는 단편집인데, 제목인 노인과 바다 말고 다른 단편도 정말정말 좋음. 책 읽다 울어본건 또 오랜만임 심지어 고작 20쪽짜리 단편따위 때문에..개인적으로 '인디언 부락', '킬리만자로의 눈', 하얀 코끼리 같은 산',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을 참 좋아함. 번역도 잘 됨. 이거 번역한 사람 상줘야 함


20. 파우스트

 

파우스트
국내도서
저자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 정경석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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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에는 읽으면 뽀대날 것 같아서 읽었는데 희곡이라 완전 읽기 힘듬요. 중간에 포기할 뻔 했는데 책에서 밀당이 장난아님. 나를 막 들었나 놨다 함. 완벽하고 순수한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텔레스를 만나 새로운 삶을 알게 된다는 내용...으로 이해했는데 아님 말지 뭐 ㅎ. 인생의 역정과 고뇌를 위로받게 되는 희안한 책임. 암튼 요오오물임.


21. 파리 대왕

 

Lord of the Flies (Paperback)
외국도서
저자 : 윌리엄 골딩(William Gerald Golding)
출판 : PUTNAM PUBLISHING GROUP 195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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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근처 게스트 하우스에서 가져온 책임.(게스트 하우스 책장에서 책을 가져올 때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하나를 가져오면 하나를 놓아두어야 함 그래야 여행자들 손에 책이 끊이는 날이 없을테니)그래서 원서임(스페인어 아닌게 감지덕지 ㅋ) 원래 알고 있던 내용이라 읽는데 불편하진 않았는데. 처음으로 원서의 감동을 느껴봄. 책에서 찐덕찐덕한 땀냄새, 소년들의 피냄새, 불안, 파리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음(레알) 원서는 200페이지도 안되서 금방 읽음요. 방금 책 펴봤는데 곰팡내가 나는걸 보니 책이 지저분했던 것도 독서감상에 한 몫 한 것 같음...

 

더 이상은 귀찮아서 못쓰겠음.


첨에는 이런 행운의 편지 류의 미션이 귀찮았는데, 그래도 책을 한권한권 돌이켜 보니까 쓰는 내내 즐거웠음.그리고 지금 당장 책을 읽고 싶어졌고, 몇 권은 슬쩍슬쩍 들쳐봄.(아아..이 감동이란 ㅠㅠ) 그리고 각각의 책이 나에게 준 영향들이 새삼 생각나서 행복했음.

그래도 이런 미션을 돌리는 건 내키지 않아서 누구를 막 지정하고 싶지는 않음.
미션이 아니라도 어떤 책이 나한테 영향을 미쳤었나..어떤 사람이 / 연극이 / 영화가 / 말이..를 돌아보는 시간을 종종 가져야 겠음.

 

mission c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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