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하지 못할 비밀을 가지고 있다. (/ 아니오)

 

대학 졸업반인 학생들은 취업 준비로 바빠지는 봄이다.

나도 물론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쓰고 인적성 시험을 공부했다. 인적성 시험은 크게 인성 검사와 적성 검사로 나뉘는데, 마치 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닐 씩은 보았던 MBTI 테스트와 유사하다. 정답이 있을 없는 시험으로, 피 시험자의 생각이나 성향을 묻는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당 15 이상 소요하게 되면 시험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머리 굴리지 않고 직관적으로 답을 햐여한다. 쉽게 말하면 모습을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어떤 질문은 솔직해지기 힘든 경우가 있다.
솔직하게 대답해 버리면 불이익이 오는 아닌가 싶은 질문들.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미워해 적이 있다 (/아니오)'

아니
, 누구를 미워해 보지 않은 사람이 세상이 있나? 당연히 !!!라고 하고 싶지만 한번쯤은 망설이게 된다.

 

이거 사실대로 대답했다가 완전 뒤끝 있는 애로 보여서 탈락하는 아니야?

어느 순간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위에 적은 질문도 마찬가지로 나를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설마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비밀이 없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을 달아 주시길. 나는 살면서 번도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사람이 존재하는지도 의심스럽다.

 

주장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다.

 

이번 생일 선물로 젤라비가 . <비밀의 일생 - 비밀엽서 프로젝트 종합편>

 

미국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서 처음에는 예술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출판사 앞으로 자신의 비밀을 담은 엽서를 보낸다. 물론, 익명으로.

 

엽서 장이 개인에게 가져다 주는 변화는 놀라웠다. 일생에 걸쳐 가지고 있던 비밀을 엽서 장에 담아 보내는 것으로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동안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비밀. 가령, 어렸을 때에 친구를 괴롭혔던 , 중요한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 커밍아웃 재미있고, 아름답고, 슬프거나 감동적이다. 엽서가 우체통 안에 들어가는 순간 이들은 비밀이 주던 무게, 절망감, 죄의식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책은 동안 출판사 앞으로 날아온 비밀들을 엮은 것이다. 비밀이 주는 내용 자체도 신선하지만 그것을 작은 엽서 안에 표현하는 방식도 주목할 하다. 사진을 오려 붙이거나 그림, 평범해 보이는 글자 하나까지 심열을 기울여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배치한 흔적이 엿보인다. 평생을 간직해 비밀을 내보내는 데에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상상력과 표현력을 기울였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심리치료의 효과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다. 처음에 예술 프로젝트였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미국판 비밀 엽서가 보고 싶으신 분들은 www.postsecret.com 으로

한겨례 21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http://blog.hani.co.kr/postsecret/ 


글의 위에 적혀있는 질문을 보고 뜨끔했던 사람들은 <비밀엽서 프로젝트> 관한 책을 읽어 보거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정성스럽게 적혀 있는 타인의 비밀은 내가 가지고 있는 오랜 비밀도 사실은 그리 부도덕한 것을 아니라고 준다.

그래서 내 비밀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너무 많아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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